조기폐경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과학적 근거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조기폐경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이 4년전 대비, 48.2%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조기폐경은 난소기능저하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의학적으로는 조기난소부전(premature ovarian insufficiency; POI)이라고 하며, 만 40세가 되기 전에 난소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난임의 원인 가운데 가장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2007년 WHO의 통계에 의하면 20대에서는 1000명당 1명, 30대에서는 100명당 1명꼴로 조기난소부전의 유병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라 하겠습니다. 난소생검을 통해 원시난포가 발견되지 않을 때 확진 가능하지만 침습적 검사방법 때문에 잘 사용되지 않고 임상적으로는 6개월이상 생리가 없으면서 1달 간격으로 2번을 측정한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ollicle stimulating hormone; FSH) 수치가 40이상이고 혈중 에스트로겐농도가 뚜렷하게 낮은 수준을 유지될 때 진단하게 됩니다.
한국 여성의 일반적인 폐경 연령은 49~51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왕성하게 임신과 출산을 하여야 할 20~30대에 폐경이 찾아와 임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당사자에게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염색체 이상, 자가면역질환, 항암치료를 위해 시행하는 방사선이나 화학요법, 난임시술을 위해 무리하게 반복되는 과배란 자극 등과 같이 조기폐경을 초래하는 분명한 원인도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결핍,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내분비 교란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폐경이후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존재하는 뼈나 심혈관계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폐경기간이 길어지는 조기폐경의 경우 이러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급감한 에스트로겐을 외부에서 보충함으로써 이러한 질환의 위험성을 낮추고 견디기 힘든 혈관운동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호르몬 보충 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을 시행할 수 있지만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인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의 발병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선택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임신을 기대하고 있는 조기폐경 여성에 있어서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가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의 임상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조기폐경치료에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검토해 봄으로써 기존의 조기폐경치료와 차별되는 조기폐경에 대한 한의학적 독자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폐경을 유도한 동물을 대상으로 시행된 조기폐경 치료한약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대조군에 비해 한약복용군에서 원시난포의 증가, 혈청 FSH와 LH의 감소, AMH와 E2의 증가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세포자멸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의 하나인 PI3K의 인산화, AKT, mTOR, 4E-BP1, S6K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기전은 난소예비력에 대한 보호효과를 가지며 조기폐경을 완화하여 가임력을 개선시키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조기폐경환자들에게 투약한 한약들에 대한 체계적 검토 및 메타분석을 시행한 연구결과에서도 호르몬 보충 요법을 시행한 그룹보다 한약을 복용한 그룹에서 증상의 개선 및 FSH의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부작용은 더 적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무작위-이중맹검, 위약을 대조군으로 한 또다른 연구결과에서도 폐경증상설문지로 평가한 증상의 개선, 혈관운동증상, 심리 사회, 신체, 성적 활동 관련 영역에서도 치료후 유의한 개선효과가 있었으며 앞선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기저 FSH가 감소하고 AMH 및 난소예비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는 AFC(동난포수)가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전 혈구수, 간과 신장의 기능을 평가한 안전성 지표가 치료전후 정상범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효과적으로 난소기능을 회복시키면서도 인체에 독성을 띠지 않고 안전하게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기폐경은 난소기능이 영구적으로 정지되는 실제의 폐경과는 다르며,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가역적으로 난소기능이 회복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자윤의 의료진들도 많은 조기폐경 여성들께서 난소기능 회복을 통한 임신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최선의 진료로 보답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