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의 복합형 자궁내막증식증에 관해 궁금한 것들
여성의 생리라는 것이 임신에 대비하여 자궁내막을 두껍게 유지하였다가 그 생리사이클에 임신될 가능성이 없을 때 약 한달 정도의 간격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생리양이 지나치게 많아 생리가 1주일 이상 지속되고, 끝났나 싶었는데 다시 출혈이 발생하고 그러면서도 진통제 없이 참기 어려운 생리통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증식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자궁내막증식증(endometrial hyperplasia; EH)은 말 그대로 분비샘과 기질조직으로 구성된 자궁내막이 지나치게 증식하는 병을 말하는데요, 자궁내막이 너무 얇아도 수정란의 착상이 힘들어져 임신에 불리하게 되지만 지나치게 증식되는 것도 자궁내막증식증을 일으키니 적절한 수준에서 두께가 조절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음파로 관찰한 자궁내막의 두께가 7mm 이하면 임신을 하기에는 얇은 두께이고 16mm 이상으로 두꺼워진다면 자궁내막증식증을 의심할 만큼 지나치게 두꺼운 수준입니다. 원래 자궁내막조직이 두꺼워지는 것은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데 자궁내막이 무한히 증식하지 않고 일정 수준의 두께를 유지하는 것은 프로게스테론의 길항적 조절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프로게스테론의 통제를 벗어나 자궁내막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것이 자궁내막증식증입니다.
자궁내막증식증이 문제가 되는 건 자궁내막증식증을 방치할 경우 자궁내막암으로 진전될 수 있고 이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자궁내막증식증은 전통적으로, 관찰되는 자궁내막조직 세포 모양에 따라 정형(typical)과 비정형(atypical)으로 나누고 되고 이를 각각 단순형(simple)과 복합형(complex)로 분류해 왔는데 최근에는 이형성이 없는 자궁내막증식증과 이형성이 있는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이원화하여 분류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기존 분류체계에서 정형의 복합형 자궁내막증식증에 대해 주로 다뤄 볼 텐데요, 말 그대로 단순형보다는 병이 더 진전된 형태를 말합니다. 현미경을 통해 복합형 자궁내막증식증의 조직을 관찰해 보면 기질(stroma)보다는 선(gland)조직이 증식되어 있기 때문에 선종성 증식증이라고도 하며 자궁내막조직이 단순형에 비해 훨씬 조밀하게 차 있지만 암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세포의 이형성(dysplasia)까지는 관찰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궁내막증식증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궁내막암으로 진행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일텐데요,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단순형은 1%이내, 복합형은 3%정도, 비정형은 그보다 더 높은 비율로 자궁내막암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하며 정형이라고 해도 확률이 낮을 뿐, 암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며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자궁내막증식증에 대한 기존의 치료들은 황체호르몬제제를 투여하여 자궁내막조직의 증식 억제를 유도하거나 소파술을 시행하여 자궁내막두께를 감소시킨 이후 암화 가능성을 면밀히 추적관찰(follow-up)해보고 이것이 충분하지 않거나 쉽게 재발할 경우에는 환자의 임신계획 여부를 확인하여 추가 임신계획이 없을 경우 자궁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을 근치로 삼고 치료합니다. 자궁내막증식증은 단독으로 발생하기 보다는 다른 질환과 병행하여 잘 나타나는데요, 대표적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 및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용종 등과 잘 병발하고 이러한 질환들 이외에도 에스트로겐제제를 장기간 투여하거나 에스트로겐을 비정상적으로 생산하는 난소의 종양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른 분들보다는 통통한 분들이 더 잘 발생하는 데 이는 지방세포가 에스트로겐의 생산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흔히 갱년기라고 부르는 폐경이행기 여성들에게 적지 않은 비율로 자궁내막증식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식증의 다양한 증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비정상 자궁출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붕루(崩漏)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출혈양상이 산이 무너져 내리듯 많은 양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우를 붕, 양은 적지만 꾸준히 지속되는 경우를 루라고 하며 이를 총칭하여 붕루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붕루가 나타날 때는 우선 지혈을 시킨 이후 출혈의 원인을 찾아 근본을 해결해 주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게 한다는 치료원칙이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식증을 초래하는 한의학적 근본 원인은 신허로 초래된 어혈에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는 프로게스테론의 제어를 상실한 에스트로겐의 과잉분비라는 내분비 불균형 상태를 신허(腎虛)로 볼 수 있고 그 결과 자궁강 내 혈관조직인 자궁내막이 필요이상으로 과잉증식된 상황을 어혈(瘀血)로 해석한 것입니다. 따라서, 보신화어(補腎化瘀)의 차원에서 자궁내막증식증을 치료하게 되며 치료초기에 자궁내 어혈을 정리하여 비정상 자궁출혈(AUB)과 생리통을 완화시킨 이후 신장의 기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내분비 상태를 유도함으로써 자궁내막의 과잉증식을 초래하게 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밸런스를 회복하게 합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어 자궁적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한의학적 치료의 도움을 받아 자궁내막증식증을 완화시키고 가임력을 향상시켜 효율적으로 임신을 준비해 보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