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난임에 있어 한방치료가 매력적인 이유
가임기 여성들 가운데 10% 이상의 유병율을 가지는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자궁내막을 구성하는 선과 기질조직이 자궁 이외의 부위로 이식되어 여성호르몬 자극에 의해 증식과 탈락을 하면서 만성적인 염증과 상처조직, 유착을 초래하고 극심한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의 30~40% 정도가 뚜렷한 난임경향을 보이고, 난임여성의 25~50% 정도는 자궁내막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난임치료에 있어 자궁내막증의 이환여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이 정확히 어떠한 병태생리로 난임을 초래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통적으로는 자궁내막증이 정상적인 생식과정을 손상시킬 수 있는 병변을 초래하는 골반질환을 더욱 악화시켜 난임을 초래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에 대한 서양의학적 치료는 복강경으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난 이후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현제(GnRH agonist)를 일정기간 투여하여 병변의 재발을 억제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증 병변을 복강경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임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최소 혹은 가벼운 수준의 자궁내막증에 대해서도 복강경을 통해 병변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증은 쉽게 재발하는 속성이 있고 난소에 파급된 경우 난소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술로 자궁내막증 병변을 감소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수술이후 재발방지 목적으로 시행하는 호르몬 요법은 인위적으로 폐경상태의 내분비 환경을 만들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정신적 위화감 등의 부작용과 함께 간과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닙니다. 여성들이 경험하는 생리, 임신, 분만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허, 어혈 등 혈(血)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을 한의학적으로 해석해 보면 신허(腎虛)와 어혈(瘀血)의 범주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신장기능을 강화하는 한약들은 성선 축을 양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고 뇌하수체와 난소의 반응을 강화시키며 여성호르몬 분비의 핵심축인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이러한 보신(補腎; 신장기능강화)하는 약물에 활혈(活血; 혈행개선)시키는 약을 추가하게 되면 전신혈행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난소로의 혈류량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난포를 성숙시켜 배란이 효과적으로 이루어 지게 하여 임신율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2015년에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80명의 자궁내막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미페프리스톤 호르몬 요법을, 또 다른 그룹은 보신활혈하는 한약을, 각각 6개월간 투여하여 그후 1년간 질초음파 상의 변화, 혈청 여성호르몬 수준, CA-125 및 EMAb와 같은 특정 표지자 등을 추적관찰을 하였습니다. 물론 이 두 그룹은 인구학적, 임상적인 차이는 없는 두 그룹이었습니다. 두 그룹 모두 치료후 혈청호르몬 농도와 특이 표지자, 질초음파상의 변화 등이 유의하게 나타났습니다. 자궁내막의 두께, 난포의 지름, E2, FSH, CA125, EMAb 등에 대해 두 그룹간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동등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시행한 간과 신장독성 실험에 있어서도 6개월간의 한약복용이 매우 안전하다는 결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을 반드시 필요로 할 만큼 자궁내막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방난임치료는 호르몬요법과 동등한 수준의 자궁내막증 재발 억제효과를 가지면서도 임신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크게 기여하고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자윤의 의료진들도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난임경향을 가진 분들이 임신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