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이 약하면 방광도 약하다?
<서초반포점 백종순 대표원장>
자궁이 약하면 방광도 약하다?
난임으로 내원하신 분들 중에는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예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이제는 적응이 되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불편함이 심해서 비뇨기과에 갔더니 과민성방광이라고 진단을 받았다는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과민성 방광증상으로 저희 한의원에 내원하셨는데 문진을 해보면 몇 년째 임신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분도 계십니다. 과민성방광이 치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임신까지 되셔서 너무 기뻐하셨구요. 이 케이스들을 보면 배뇨질환과 난임의 원인에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도대체 방광과 자궁, 난소가 무슨 상관일까?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의 신장은 양방에서 말하는 해부학적인 신장인 kidney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뇨생식기계의 기능을 포괄하며 인체 근본에너지인 원기(元氣)를 저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동의보감 신장편에 보면 “남자는 여기에 정(精)을 간직하고 여자는 이곳이 포(胞)로 이어져 있다[男子以藏精, 女子以繫胞]”는 문구가 나오는데, 여기서 남자의 정(精)이란 생식기능을 말하는 것이고, 여자의 포(胞)는 자궁을 의미합니다. 또한 동의보감 오장육부편에는 “신장은 방광과 상합한다[腎合膀胱]”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한의학에서는 표리장부라 하여 오장과 육부가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고 보는데 방광은 신장의 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신장과 자궁, 신장과 방광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신장이 약하면 소변뿐 아니라 자궁, 난소 기능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위기상황이 되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약점이 쉽게 드러나게 마련이듯, 신장이 약한 사람들도 건강할 때는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몸이 약해지면 본인의 약한 부분인 신허증(腎虛症)이 소변 문제나 자궁 문제로 나타나게 되지요. 신허증으로 인해 자궁이 허하고 차가워지면 어혈이 생겨 생리양이 줄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주기가 길어지기도 하며 나아가 임신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신허증으로 인해 빈뇨, 절박뇨, 야간뇨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방광이 생기기도 하고 피곤하거나 성관계를 하면 재발하는 만성방광염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방광질환과 자궁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는 한 가지만 가지고 있는 경우보다 병이 더 깊이 들어왔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치료를 더 열심히, 집중적으로 해야 하고, 치료기간도 한 가지 증상만 있는 경우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질환에 신허(腎虛)라는 한 가지 원인이 있는 경우이므로 근본원인인 신허를 치료하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