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의 관점에서 본 분만방식의 선택 영향은?
2015년 OECD 회원국 평균 제왕절개 출산율은 27.5%이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36.8%로 평균을 크게 상회하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체 분만 중 제왕절개 시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이상적인 비율로 15%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비추어 우리나라에서 두배 이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불필요하게 많은 제왕절개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왕절개 분만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이에 따라 출산을 하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난산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평균 출산 연령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 룩셈부르크, 덴마크,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왕절개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면 만혼과 노산으로 인한 위험성 때문에만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아지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는 분만의 당사자인 산모와 산부인과 의료진의 요구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산모의 입장에서는 자연분만 과정에서 오랜 시간의 진통(labor pain)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고 산부인과의 입장에서는 자연분만 시도했다가 난산일 경우 제왕절개로 전환할 때와 바로 제왕절개를 시행했을 때 수가차이가 없는 포괄수가제의 맹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어날 아이의 평생 건강을 생각한다면 다소간의 위험성과 고통이 뒤따른다고 해도 제왕절개보다는 자연분만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의 장 속에는 수천여종, 약 100조개 정도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무게만도 1.5~2Kg에 이릅니다. 이들 장내 미생물들은 인체 대사와 면역기능을 조절하고 암과 비만, 알레르기 질환, ADHD, 자폐증 등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장내 미생물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의 개발과 각종 건강식품들의 개발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들이 어떻게 분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이 좌우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장내 미생물이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는 출생직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생아의 장내 미생물들은 성인과 비교하면 비교적 간단한 편인데, 산모가 가진 미생물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분만 방식에 따라 신생아의 장에서 최초로 형성되는 미생물 군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연분만을 통해 출산된 아이들은 모체의 질(vagina)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인 유산균, 프로보텔라균, 스니티아균 등이 주로 형성되는 반면, 제왕절개로 분만한 아이들의 장에서는 포도상구균, 코리네박테리움, 프로피오니박테리움 등의 피부표면에서 발견되며 염증을 잘 유발하는 세균들이 주종을 이루게 됩니다. 물론 이유기를 거치면서 장내 미생물이 크게 변화하기는 하지만, 출생직후 처음 형성되는 장내 미생물들이 향후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장내 세균총의 형성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한 사람의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내 미생물들이 건강하게 자리잡게 하는 첫 시작이 어머니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라면, 아이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는 자명하다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