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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불임에 관해 궁금한 몇 가지 것들

2018년 11월 25일 건강 칼럼

1. 임신이 잘 안된다면 남편과 아내, 어느 쪽에서 더 많은 원인을 제공하나요?

 

 난임경향을 보일 때 전통적으로는 아내측에서 원인을 먼저 찾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생각들이 수정되어야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1992년에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1938년부터 1990년까지 남성의 정자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61편의 논문을 선형회귀적으로 분석한 결과 1회 사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자의 수가 지난 50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 Human Reproduction Update에 출간된 논문에서는 1970년 대비 2010년의 1mL당 정자수는 52.4%, 총정자수도 59.3% 감소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정자 은행에 정자를 기증한 공여자들의 정액을 분석한 결과, 1mL당 정자수는 6800만에서 4700만으로, 정상적인 모양을 갖는 정자의 비율은 31.8%에서 10.8%로, 직진운동성을 보이는 정자의 비율도 3400만에서 2100만으로 줄었고 정자를 공여할 자격이 되는 사람의 비율도 55.78%에서 17.80%로 감소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자 상태 악화 경향을 반영하여 WHO에서 제시하는 정액검사 정상기준도 점차 하향조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성불임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4만 1천명 수준에서 2016년 6만 1천명 수준으로 5년간 50% 가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성불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환경오염 및 일상생활에서 남용되는 화학제품이 함유한 내분비교란물질(일명, 환경호르몬)과 함께 지나친 음주와 흡연 습관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최근 의학통계에 의하면 여성측 요인이 30~40%정도를 차지하는데 남성측 요인도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어 불임을 극복하는 데 있어 남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2. 정액검사상 모든 항목이 정상범위에 있다면 남편은 문제가 되지 않는 건가요?

 

 정액검사(semen analysis)는 1회의 사정으로 얻어진 정액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을 알려주는데 구체적으로는 정액의 양, 그 속의 정자의 총수, 1mL당 정자의 수, 운동성을 갖는 정자의 비율, 정상적인 모양과 크기를 갖는 정자의 비율, 생식기관의 감염가능성 여부를 제공하게 됩니다. 우선, 정액검사 결과가 정상범위에 속하지 못한다면 뚜렷한 난임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정액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었다고 해서 남성은 난임과 무관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정액검사는 정액을 현미경을 통해 외형적으로 관찰한 모습과 그 수치를 계량화한 것일 뿐, 정자의 기능상태가 어떠한지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정자의 머리에 포함된 DNA가 건강한 상태인지의 여부입니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여 수정될 때 정자가 난자의 세포막에 닿게 되면 꼬리는 잘려나가고 머리만 세포질로 들어가 핵심적인 유전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만약, 이러한 정자의 DNA에 손상이 있다면 건강한 아이가 잉태될 수 없으며 유산율이 높아지고 반복유산의 가능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정자 DNA 손상여부는 현재 시행되는 정액검사를 통해서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정액검사만으로 남성측이 불임의 원인을 제공하는지 100% 판단 가능한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3. 정자상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여성이 난소에서 호르몬을 분비하고 배란을 하는 것처럼 남성은 고환에서 남성호르몬과 정자를 생산하게 됩니다. 그런데 남성의 고환이 여성의 난소와는 달리 음낭에 쌓여 체강에서 빠져나와 있다는 것은 고환이 평균체온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최적의 기능을 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사나 경마 기수, 제철소 근무자 등 고환이 시원하게 노출되지 못하거나 높은 열이 가해질 수 있는 환경에 근무하는 남성들의 정자상태가 악화되기 쉬운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고환의 온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정계정맥류가 있습니다. 고환을 둘러싸는 정맥혈관인 정계정맥총이 부풀어 정상 남성들보다 오랜 시간 혈액이 머무르면서 고환이 뜨거워지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정액검사가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질환이 정계정맥류입니다. 남성들의 15%정도가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하는데 모든 정계정맥류가 난임을 초래하지는 않지만 정계정맥류가 있는 남성이 난임경향이 뚜렷하다면 꼭 치료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정계정맥류가 뚜렷하다면 수술적 접근을 해야 겠지만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도 가능하므로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계정맥류 이외에도 생식기관의 감염이나 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해서도 정자상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체크도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4. 남성불임을 개선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는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까요?

 

 고환 속의 정원세포에서 분화를 시작하여 정모세포, 정세포의 단계를 걸쳐 정자로 성숙되어 사정되기까지 대략 94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자상태를 개선시키려면 최소 3~4개월전부터는 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단 금연과 금주를 시행해야 합니다. 흡연은 1mL당 정자의 수와 운동성을 보이는 정자의 비율을 감소시키고 기형정자의 비율을 증가시키며 정자 DNA의 산화적 손상을 초래하는 것이 연구결과로 밝혀져 있습니다. 또한, 음주도 정자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데 맥주를 기준으로 1주일에 40잔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되면 같은 기간 5잔 이하로 마시는 남성에 비해 1mL당 정자수가 33%정도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격한 운동은 오히려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고환이 안장에 압박될 수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할 때는 장시간 연속적으로 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체성분 상 지방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꽉 끼는 옷이나 속옷(삼각팬티)보다는 다소 여유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좌식근무자의 경우 연속적으로 오랜 시간 앉아 있지 말고 주기적으로 일어나 걷는 습관을 갖도록 합니다. 먹는 것에 있어서는 가공된 육류, 적색육, 당분이나 유지방이 과량 함유된 음식은 피하도록 하고 항산화성분이 함유된 과일과 채소(토마토, 당근), 등푸른 생선, 호두 등을 골라 섭취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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